“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사건 구성과 전개, 상황과 심리 묘사가 대단히 뛰어난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다.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후반부에 나오는 재판 장면을 놓고, 1권과 2권에 걸쳐 등장인물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는 구성인데, 등장인물이 얽혀 여러 상황과 사건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각 인물이 보이는 행동과 생각, 감정이 마치 역사 속 인물을 묘사한 것처럼 실재감이 뛰어나다.

1권에선 등장인물을 소개한다면, 2권은 등장인물의 성격과 신념을 자세히 다루는데, 3권에서 인물들의 심리를 본격 묘사하는 준비 단계같다. 그 시대 사람들의 공통 철학과 도덕은 종교이다보니 종교적 묘사가 많은데, 내겐 믿는 종교가 없다보니 2권에선 1권과 3권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졌다.

3권에서 다루는 핵심 사건인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가 보이는 견해는 현대 시점에선 자연스럽게 보였는데, 소설 속 시대인 19세기 후반엔 무척 도전적이고 진보적이었을 것 같다. 인간 관계, 특히 부모자식 관계에 맹목 상태에서 복종하는 것을 논고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카라마조프 형제들의 막내인 알료샤인 것으로 보이지만, 알료샤는 관찰, 서술하는 역할을 하고, 가장 큰 사건의 중심인 첫째 미챠가 주인공이다. 이 인물이 소설 내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지를 소설 극초반부에 설정하고 설득시키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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