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선생님은 제가 너무나 존경하고 좋아하는데요. 저하고도 몇 번 방송 때문에 만날 일이 있었는데, 저에게는 전혀 내색하지 않으셨거든요. 그런데 저를 굉장히 예뻐라 하셨어요. '석천씨는 열심히 잘 살아줘서 보기 좋다'고 해주셨는데, 저는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말씀이니 그저 '감사합니다'고 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모르겠어요.... 선생님께서는 선생님 아들의 정체성과 저의 정체성과 같다는 생각도 있으셨을 거고요.
(큰아들이 2000년에 커밍아웃을 했으니) 굉장히 오래 전이잖아요. 역시 선생님은 되게 멋진 어른이고, 또 멋진 엄마인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크게 충격받고 힘들어 하셨거든요. 물론 부모님이 저를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고, 걱정하는 것도 변함이 없지만요. (윤여정 선생님 같은) 엄마가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엄마로서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어서 너무 다행이고요. 아드님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저는 그 아드님의 입장이잖아요. 그런 엄마를 둔다는 것은 되게 운이 좋은 거거든요. 또 개인적일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주셔서 저에게는 굉장히 큰 감동이에요."
(…) 배우 윤여정은 지난 18일 영화 <결혼 피로연(The Wedding Banquet)>의 외신 인터뷰에서 큰아들이 2000년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며 미국 뉴욕에서 결혼식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한국 연예계에서 잘 알려진 배우가 자신의 자녀를 성소수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 윤여정은 미국 매체 <피플>과의 인터뷰에서는 영화 <결혼 피로연>을 두고 "내 개인적인 삶이 이 영화와 밀접하게 관련돼있다. 한국은 보수적인 국가라 사람들은 대중과 자신의 부모에게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지 못한다"라고 언급했다. 또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는 "영화에서 (동성애자인) 손자에게 하는 대사인 '(네가 누구든) 너는 내 손자야'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유지영, 홍석천, '윤여정 큰아들 커밍아웃'에 "외로웠던 25년의 싸움 위로받는 느낌", 오마이뉴스, 수정 2025.04.22 18:02
https://omn.kr/2d65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