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원래 떠드는 거 좋아하니까
당연히 마스토돈에도 떠벌려야했는데
까먹고 안 올렸던 일화 겸 경험.
저는 서점 알바를 합니다.
제대로 된 서점은 아니고, 대형 마트 구석에 마련된 조그마한 서점이에요. 책 구성도 형편없고 03년도 책을 떨이로 날리는, 그런 곳입니다. 주로 흔한남매? 슈뻘맨? 같은 책들이 수입원이고 인문학 서적이나 교양 서적은 질도 낮고 수도 적습니다.
최근에는 그나마 잘난 척 인문학 책이나 「본연의 현상학」이라는 책을 관심있게 읽었어요.
잘난 척 인문학은 그냥 상식 덩어리고 본연의 현상학은 현상학이라는 학문의 한국화를 주장하는 책이에요. 아직 초입이라, 이수정 교수의 책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가 힘드네요.
아무튼.
그런 서점에서 제가 하는 일이라고는 장승 흉내를 내는 정도입니다. 계산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재고를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 서있다가 택배로 책이 오면 아무데나 좀 쌓아두고, 그냥 숨을 쉽니다.
앉아있는데 손님들이 쳐다보면 무안하니 주로 서있습니다. 무슨 책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없다고 대답해주는 정도(있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런 환경인지라, 굉장히 지루하고 심심합니다. 6시간, 주2회 일하는데 그 이틀이 닷새보다 긴 느낌이에요. 그런 일을 하며 최저시급을 받습니다.
그런 와중이라 누가 저에게 말을 걸어주면 아이고야 좋습니다. 사람 얘기라도 들으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지 않아도 되거든요. 그저께도 그런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