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계단을 (순수미술처럼 존재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하여)'순수 계단'이라고 부른 점이 좋았어요. 그러고보니 판교에도 유명한 순수 육교가 있다고 하죠. 실제로 도시를 산책하다 보면 이런 토머슨을 얼마나 많이 발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데, 아마 그처럼 일상의 구석구석에 조금 더 예술적인 시선을 기울이게 해준다는 점이 '토머슨'이라는 개념의 가치가 아닐까 싶어요. 저자는 나중에 토머슨 개념을 한층 발전시켜 '노상관찰학'이라는 도시예술 분야를 창설하기에 이른 모양인데, 『노상관찰학 입문』도 같은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와 있으니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아, 제본이 정말 신기한 책이기도 합니다. 책등을 덮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고나 할까요. 이런 제본은 처음 봤는데, 업계에서 부르는 용어가 있겠지요? 아무튼 제목이 살짝 삐뚤빼뚤하게 된 점이 멋져서 그 점도 마음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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