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곰은 울먹이며 환웅의 얼굴을 겁나 때렸어요. 얼마나 겁나 때렸냐면, 얼굴에서 곰이 사랑하던 환웅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퉁퉁 부르터서 겨우 숨만 쉬고 있을 정도로요.
"흐어엉...! 이 나쁜놈아!"
곰은 울었답니다.
화가 나서 울었어요. 모든 것에 화가 났어요. 이 상황 전체에 대해서 화가 났어요. 하지만 진짜 화가 난건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이 환웅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답니다. 아아... 순정... 순애... 정말 최고의 저주가 아닐 수 없겠네요...
"훌쩍..."
환웅을 반쯤 죽여놓은 곰은 눈물을 훌쩍이며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축 늘어진 환웅의 다리를 붙잡고 질질 끌며 걸어갔어요. 혼인 신고를 하러요.
뭐... 그런거죠, 이미 루비콘 강은 건넜다, 그러니 이제 이 못난 신을 내가 책임져야한다.
"결혼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