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시대와 문화, 사상과 이념을 뛰어넘어, 모든 곳에서 통용되는 만고의 진리와 같은 말이 있습니다.

"싼 것에는 싼 이유가 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저의 경우는 나쁜 것이었고요.

"아?"

마음에 드는 집이었습니다. 지하철역 근처였고, 보증금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월세가 쌌습니다.

"아... 안...?"

그게 마음에 들어서 덜컥 계약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본다면, 화장실 변기 옆의 벽이 어째서 가벽인지 물어봤어야 했었고요.

"안녕하..."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다시 말하지만 너무 쌌습니다. 월세가. 그래서 가벽너머에서 지나치게 크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올 때도 버틸만 하다 싶었습니다.

"안녕하세..."

그런데, 오늘은 아니었습니다. 회사에서 심하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요즘 말로 억까랄까요? 제가 잘못한 것이 명백한데, 사수가 저에게 덤태기를 씌웠습니다. 신경이 예민했고, 가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무척 거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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