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퇴사자의 이야기. 별 내용은 없는데 그냥 많이 길어서 CW
얼마 전에 사무실 직원 한 명이 퇴사했는데.. 입사한 지 얼마 안 되고 첫 사회생활이다 보니 여기저기 부딪히면서도 큰 문제 없이 그럭저럭 잘 하던 친구였는데, 퇴사한 이유가 직장 위치 때문에 자취를 시작하더니 우울과 강박이 쌓이더니 폭발하면서 마음이 무너져서...였더라고요. 결국 병원치료를 받겠다고 하면서 퇴사했습니다.
혼자 살기 시작하는 사람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아무도 안 사니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집은 꼼짝도 하지 않고, 그 누구도 내가 집에 있다는 것에 아무 말도 걸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유와 행복을 느끼는 사람과, 반대로 이제 집에서 아무도 나와 함께 있어 주지 않고, 누구도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한한 불안과 절망을 느끼는 사람.
값싸고 낡은 집에 아무도 없는데 새벽마다 누가 벽을 불규칙적으로 때리는 소리가 나서 잠은 안 오는데, 저 낡은 도어락 하나가 정말 나를 지켜줄까하는 불안 등등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오만가지 사건사고 시나리오가 막 지나갑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집 안에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두어야 하더라고요. 내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집에서 게임을 하고, 친구들이 좋다면 집에 친구들을 부르거나 집에서 메신저로 이야기하면서 놀아도 되죠. 내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바닥과 선반, 침대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깔아두면, 그 자체로 나를 정서적으로 지켜줍니다.
그런데 이 방법의 전제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알고 있음이 전제에요. 쓸데없이 거창하게 말하면 자아 성찰인데, 그렇게까지 할 건 없고.. 그런데 수능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12년, 대학교를 갔더니 취직 준비에 전념하라는 4년을 거쳐 약 16년 동안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나라는게 없이 살다가 '자 이제 넌 사회인이야'하고 갑자기 월세 자취방에 던져지면, 남겨진 건 무한한 공허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친구도 그랬을 것 같아요. 메마른 미라의 모습으로 처음 자리에 앉은 사회 초년생이 박봉이지만 '내가 번 내 돈'이 통장에 꽂히는게 세 달, 네 달 누적되기 시작하면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몸에 생기가 도는 게 보여요. '내 돈'이 생기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지갑을 열고 집 안과 마음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채워나가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입사한 지 반 년이 넘어도 좀체 그런 모습이 안 보이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뭔지를 모른 상태로 세상에 던져지니까, 통장에 돈은 쌓이는데 나를 위한 방법을 모르니까 입사했을 때의 그 미라 상태가 안 사라지더라고요.
좋아하는 걸 찾아주세요.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좋고, 요즘 유행하는 공연 전시회 찾아 다니는 것도 좋고, 게임도 좋습니다. 캐릭터를 미친 듯이 사랑해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게 고결하고 아름다울 필요도 없습니다.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천박한 사랑도 좋아요. 헛된 사랑이라도 있는 게 그조차 없이 새하얀 자취방에 던져지는 게 더 위험합니다.
혼자 살기 시작하는 사람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아무도 안 사니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집은 꼼짝도 하지 않고, 그 누구도 내가 집에 있다는 것에 아무 말도 걸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유와 행복을 느끼는 사람과, 반대로 이제 집에서 아무도 나와 함께 있어 주지 않고, 누구도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한한 불안과 절망을 느끼는 사람.
값싸고 낡은 집에 아무도 없는데 새벽마다 누가 벽을 불규칙적으로 때리는 소리가 나서 잠은 안 오는데, 저 낡은 도어락 하나가 정말 나를 지켜줄까하는 불안 등등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오만가지 사건사고 시나리오가 막 지나갑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집 안에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두어야 하더라고요. 내가 게임을 좋아한다면 집에서 게임을 하고, 친구들이 좋다면 집에 친구들을 부르거나 집에서 메신저로 이야기하면서 놀아도 되죠. 내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바닥과 선반, 침대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깔아두면, 그 자체로 나를 정서적으로 지켜줍니다.
그런데 이 방법의 전제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알고 있음이 전제에요. 쓸데없이 거창하게 말하면 자아 성찰인데, 그렇게까지 할 건 없고.. 그런데 수능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12년, 대학교를 갔더니 취직 준비에 전념하라는 4년을 거쳐 약 16년 동안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나라는게 없이 살다가 '자 이제 넌 사회인이야'하고 갑자기 월세 자취방에 던져지면, 남겨진 건 무한한 공허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친구도 그랬을 것 같아요. 메마른 미라의 모습으로 처음 자리에 앉은 사회 초년생이 박봉이지만 '내가 번 내 돈'이 통장에 꽂히는게 세 달, 네 달 누적되기 시작하면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몸에 생기가 도는 게 보여요. '내 돈'이 생기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지갑을 열고 집 안과 마음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채워나가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입사한 지 반 년이 넘어도 좀체 그런 모습이 안 보이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뭔지를 모른 상태로 세상에 던져지니까, 통장에 돈은 쌓이는데 나를 위한 방법을 모르니까 입사했을 때의 그 미라 상태가 안 사라지더라고요.
좋아하는 걸 찾아주세요.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좋고, 요즘 유행하는 공연 전시회 찾아 다니는 것도 좋고, 게임도 좋습니다. 캐릭터를 미친 듯이 사랑해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게 고결하고 아름다울 필요도 없습니다.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천박한 사랑도 좋아요. 헛된 사랑이라도 있는 게 그조차 없이 새하얀 자취방에 던져지는 게 더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