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스 vs 연합우주 : 얼마전에 끄적이다가 만 글 이어서 마무리 해봄.. 사견과 편견, 오해가 듬뿍 들어감
나는 아직도 기능적 측면에서 분산형 SNS라는 것 자체가 일반 사용자에게 어떤 어필 포인트를 갖는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 일반 사용자에게 있어 분산형 구조가 기능적 의의를 가지려면 적어도 인스턴스 간 통합 로그인 정도는 지원했어야 했다(물론 기술적으로 말도 안 된다)
탈중앙화가 주는 가치와 경험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일반 사용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탈중앙화된 서비스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개별 인스턴스 그리고 그 인스턴스가 구동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안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적어도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rotationKey를 연합우주 인스턴스 관리자에게 맡기나 블루스카이에 맡기나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블루스카이는 사용자의 이용정보를 수익화하기 유리한 정도랄까. 일반적이지 않은 사용자라면 이미 자기 인스턴스를 세워서 운용하고 있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탈중앙화되는 것이 진정한 탈중앙화로 직결되는 것도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사용자 간의 교류가 필수적이라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권력 구조는 필연적으로 대형 인스턴스 쪽으로 기울게 된다. 기술적으로는 동등한 인스턴스더라도 실질적으로 대형 인스턴스의 결정이 소형 인스턴스의 결정을 좌우하게 된다. 이러한 구도는 재귀적으로 작용하며 대형 인스턴스로의 쏠림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결국 일반 사용자의 눈높이에서는 블루스카이도 연합우주도 소프트웨어의 차이로 귀결될 뿐이다. 블루스카이의 기능이 마음에 든다면 블루스카이를 쓸 뿐이고 연합우주의 기능(그리고 테마)이 마음에 든다면 연합우주를 쓸 뿐이다. 거기에 탈중앙화, 그리고 기술 프로토콜의 차이가 주는 경험과 가치는 어디에도 없다. 블루스카이가 연합우주의 기술적 대안이 될 수 없을지는 몰라도 텍스트 기반의 타임라인 SNS라는 점에서 블루스카이는 이미 연합우주의 잠정적인 대체제라고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