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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랜 세월을 견딘 김인근씨는 구순의 할머니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작별할 수 없었습니다. 가슴을 후벼 팠던 수많은 세월 속에서도 먼저 간 가족을 향한 그리움은 기억을 붙잡았습니다.

그날의 기억, 일기장을 불사르면 없어질까…“너라도 살아...

엄마는 총 맞아 으깨진 턱과 손으로 언니를 업고 왔다 “꼭 알려, 살아서…”

“느랑 살아사 헌다. 느가 살앙 우리 집 억울헌 거 말이라도 고라야 헌다.”(너는 살아야 한다. 네가 살아 우리 집 억울함을 말이라도 해야 한다.) 빛이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피고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열여섯 또는 열일곱 살 제주시 화북마을 김인근은 어머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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