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는 싯다르타라는 인물이 깨달음을 얻는 여정을 담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이다. 석가모니인 고타마 싯다르타를 다루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깨달음을 얻은 부처인 세존인 고타마라는 인물과 고타마와는 다른 길을 걷는 싯다르타라는 인물로 분리하여 이야기를 풀어가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다. 즉, 석가모니의 생각이 아니라 헤르만 헤세의 생각을 전하는 소설이다.

문장이 쉽고 분량이 적어 부담없이 읽히지만, 쉽게 읽는 책은 아니다. 어렵다기보다는 깊게 생각하며 읽는 책이다. 책에서 말하는대로 ‘지식은 전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할 수 없다. 지혜는 자기 자신이 깨닫는, 온전히 자신의 경험’이며, 나 스스로 지혜를 깨달으라고 이 책은 말한다. 어떻게 이런 글을,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감탄했다.

이 책에서 줄곧 단일성을 이야기한다. 단일성이 무엇인지 정의해주지 않는데, 단일성을 생각하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싯다르타의 말이 떠오른다. 시간, 우리말로 풀면 때와 때의 사이이다. 우리 두뇌는 끊임없이 평가하고(과거) 예측하며(미래) 때(현재, 순간)를 가공의 것으로 인식한다. 우리는 만물을,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며, 그렇기에 만물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한다. (뇌과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의 책과 TED 강연이 생각났다)

감명 깊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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