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체감적으로 불합리해 보이는 선택이, 공기역학적으로는 정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우버는 이 간극 속에서 생존했다. 드라이버 감각과 랩타임, 시뮬레이션 수치가 서로 충돌하는 구간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 판단하는 법을 배웠다. 성적이라는 측면에서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지만, 결국 개발 측면에서 팀의 레벨은 도약할 수 있었다. 결국 지난 3년간의 최하위권 성적은 실패의 기록이라기보다, 학습의 기록에 가깝다. 자우버는 이제야 빠른 차를 만드는 법이 아니라, 왜 빠른 차가 그렇게 생길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