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페라리 자체의 문제다. 페라리는 의사결정이 분산된 팀이 아니다. 무솔리니 이후 이탈리아의 국가적 상징으로 기능해온 역사 속에서, ‘지금 이겨야만 하는 팀’이 되어버린 조직이다. 이 극도로 경색된 구조는, 틀릴 자유를 전제로 했던 그라운드 이펙트 시대와 근본적으로 충돌했다. 그 결과 실패를 인정할수도, 당장의 성적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비노토의 실패는 역설적으로 그의 강점을 드러낸다. 그는 규정을 읽고 초기 해답을 만들어내는 데 강점이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지금의 자우버가 필요한 것도, 바로 그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