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편지함 관리하기
정진명의 굳이 써서 남기는 생각 @jm@guji.jjme.me
이메일이라는 게 생기고 나서 대충 쓰다가, Gmail이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Inbox를 관리하는 법을 익혀서 이십년 가까이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요즘 누가 Inbox 사용법을 어디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니까, 여기다가 적어두면 누군가가 유용히 쓸 수도 있을 것 같아 적어둡니다.
받은 편지함을 비웁시다.
이메일을 받으면 이제 받은 편지함이라는 곳에 쌓이는데,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읽고 난 뒤 받은 편지함에 둡니다. 하지만 받은 편지함에는 내 대응이 필요한 메일만 남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지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Gmail이나 Outlook에는 받은편지함에서 편지가 조회되지 않게 하고, 전체보관함에서는 볼 수 있게 하는 '보관' 같은 기능이 있는데, 이걸 활용하자는 이야기입니다.
받은 편지함, 혹은 영어로 Inbox인 이 공간에는 '내가 여기에 대해서 뭘 해야 하는 것'만 남겨놓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면 됩니다. 왕래가 끝난 업무 메일, 결제 영수증, 내용물을 읽은 다 읽은 뉴스레터를 받은 편지함에 남겨둘 필요는 없습니다. 받은 편지함에는 내가 답장해야 하는 메일, 아직 읽지 않은 뉴스레터, 전화기로 확인했지만 첨부 파일을 컴퓨터에서 열여봐야하는 메일만 남겨두도록 합시다. 이 두 종류의 메일을 확실하게 분리하는 것이 Inbox 체계의 이점입니다. 받은 편지함을 일종의 푸시 알림 모음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쓰지 않아도 이메일을 쓰는 데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들 잘 알아서 써 오셨을 것이고, "읽지 않은 상태로 표시" 같은 기능을 잘 쓰셨을 수도 있고, 주 사용 메일이 Naver 메일이라서 Gmail처럼 작동하는 보관 기능이 따로 없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전화기에도 알림 뱃지를 999+개씩 달고 다니실 수도 있고… 그런데 한 번 써 보면 좋을 수 있습니다. 최소한 저는 받은 편지함을 깨끗하게 쓰고 있습니다. 처리한 메일을 하나하나 보관버튼을 눌러 받은 편지함에서 보내버리는 게, 어떤 만족스러운 루틴이 되기도 합니다. 한 번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일단, 지금 받은 편지함에 쌓여있는 메일을 모두 보관하는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