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합덕마을
정진명의 굳이 써서 남기는 생각 @jm@guji.jjme.me
서지정보
서명: 당진 합덕마을
저자: 충남대학교 마을연구단
출판사: 대원사
출간일: 2008년 7월 28일
생각
『당진 합덕마을』은 동명의 마을의 역사, 지리, 풍습을 다룬 마을에 대한 기록, 즉 마을지입니다. 몇 년 전에 구입하고 읽다가 방치하던 것을, 다시 꺼내어 이어 읽으려 했는데 잘 기억도 나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합덕마을은 오래 전부터 천주교가 자리잡은 고장이라고 합니다. 표지에 보이는 건물은 1929년 지어진 합덕성당으로, 기존 한옥 구조의 성당이 2,000명에 달하는 신자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하지요. 1899년에 성당이 이 지역에 들어오며 대규모의 땅을 사들여 신자들에게 소작을 주는 식으로 운영하여, 마을 인구의 대다수가 천주교를 믿는 교우촌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마을의 역사와 오늘날을 여러 자료와 연구자의 시선으로 정리하고, 마을 주민들의 구술을 기반으로 여러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비교적 최근의 도시 위주의 경제발전과 농업정책에 의해 쇠퇴하는 이야기를 포함해, 근현대의 여러 변화를 볼 수 있는 한 단면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챕터의 구술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고, 세세하게 수치와 함께 설명된 마을의 현황 같은 것은 월드빌딩 같은 데에도 쓸 수 있는 자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종을 쳐서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리던 이용강 신부라는 분이 아이들에게 '용강 땡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니, 한 마을의 삶이 참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써진 책이라 생각합니다. 합덕리에서 용산까지 7~8시간을 걸려 운행하던 시내버스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꽤 인상깊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읽은 책이지만, 『봉인된 역사: 대장촌의 일본인 지주와 소작 농민』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전북 익산의 대장촌, 오늘의 춘포리라는 곳의 일제강점기 역사를 다룬 책인데, 근현대의 마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책이지요. 조선 말기의 혼란한 사회와 일제의 식민지배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꽤 단편적으로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책들이 그런 갈증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간 전권 훑기 같은 방법이 아니면 좀 발견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해서, 내가 좀 더 사람들에게 영업을 해야 하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