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배 폼폼즈 조각글 (자살충동 올라온 인물이 있음)

폼폼즈를 써본 적이 없으니까, 일단 손풀이 느낌으로다가... 이 친구들도 쓰면 재미있을 거 같단 말이에요.

- 자가인용한 툿에서 시작했음
- 아직 캐해도 어조도 못잡아서 이게 맞나...싶어서. 나중에 고치던가 어딘가 쓰던가 할듯함

우당탕. 협탁이 쓰러지고 집기가 내팽개쳐졌다. 공용어 대신 모르는 언어가 고함친다. 불도 켜지 않은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수은처럼 빛나는 뭔가가 갑자기 사각지대에서 날아들었고, 쿠도가 제때 쳐내줬다. 스카는 눈짓으로만 고마움을 표하며 속으로 욕을 뱉었다. 형체 변동 무기는 이래서 귀찮아. 그리고 날뛰는 친구란 놈도. 평소 실실 눈웃음이나 치며 돌아다니는데, 동기인 저희는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 익숙한가도 싶었다. 야영지에서 혹은 전장에서. 그땐 확실히 죽을 자리 찾으러 왔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지금은, 뭐….
싸움은 머리로도 한다. 애처럼 우악스럽게 울고 날뛰는 리카르도를 저희 둘이서 제압 못할 건 또 뭐냐. 그린 드림도 쓸 필요 없지, 응. 스카는 쿠도가 릭을 내리누르자마자 그 손에서 리볼버를 뺏어들었다. 거의 뜯어내다시피 우악스런 손놀림이다.
동시에 이리 저리 날아다니며 쏘던 형체 변동 무기도 멈췄다. 쿠도가 한숨을 뱉는 소리, 그 밑에 제압당한 리카르도가 씨근거리는 소리가 겹쳤다. 스카는 익숙하게 리볼버에서 탄환을 빼냈다. 바닥에 떨구면 나중에 한 소리 들을까 하여 적당히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탄환 끝을 선명한 녹안이 쫓는다.
쿠도가 이쪽을 본다. 오늘은 길게 말할 기분이 아닌지, 그것도 아니면 과거에 매몰된 자신이 말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는 건지. 어쨌건 오늘 리볼버를 뺏어든 건 저였으니, 말하는 것도 저여야 할 테다. 눈짓을 돌려주면 칼잡이가 바로 알아듣고 몸을 일으켰다. 잡혔던 손목을 휘휘 돌리며, 핏발 선 녹안이 저희를 무섭도록 노려본다. 스카는 거기에 코웃음을 쳤다.
“허튼 짓 안 하리라고 믿어. 알았지? 자.”
탄창이 빈 리볼버를 왼손에 얹어주고, 다른 손으로 덮어주자 벼려진 살기가 폭발적으로 튀어나왔으나 그뿐이었다.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쿠도는 이미 현관에 서 있었고, 스카 역시 미련없이 뒤돌았다. 리카르도 소르디는 누가 설득할 수 있는 놈이 아니다. 그건 동기로 굴러댄 저희가 잘 안다. 자기가 용납할 수 없는 것을 끔찍이 못견뎌하는 녀석은 신의를 져버리는 걸 싫어했다. 우리가 ‘믿는다’고 말하고 나갔으니, 이 신뢰를 배신하지 못하겠지. 1기의 누군가는 뭔 그런 불안정한 제어장치가 있냐며 이해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겠지만, 쟤한테는 이게 잘 먹혔다. 얄팍해보이면서 가장 단단한 멈춤장치다.
집을 나서면 등 뒤에서 높다랗게 욕설을 섞은 비명, 바닥을 내리치는 소리가 났다. 어차피 이제 죽지도 못할 거 아는 놈이 말이야..
‘마음에도 없는 짓을 해,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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