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츠카 아미의 가제본을 볼 기회가 생겨서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실제 책의 부제목도 그대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작은 도전이 만들어낸 큰 변화'를 기록한 일본 상경대 여학생의 개발 성장기입니다. 트위터에 하루에 한개씩 과제를 GPT로 해결하면서 처음에는 프롬프트만 보다가 재귀함수를 배우고, 클래스를 배우고, 디자인패턴을 배우고... 경험과 고민이 확장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의적 성취와 꾸준한 노력의 힘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실화 바탕)입니다. 몇구절 소개하자면..

  • 제텔카스텐을 사용하면 예전의 아이디어와 지금 하는 작업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 프로그래밍에서도 진척 상황, 막혔던 부분, 사용할만한 프롬프트용 정보 등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었다. 어디서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자세히 적어놓았다. 자료만 손에 있으면 언제든 챗GPT와 상담할 수 있으니까. 이 메모는 처음엔 철저히 개인적인 비망록이었지만, 지금은 100일 챌린지의 진척을 관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 코드만 짜는 거라면 경험이 없어도 프로그래머는 될 수 있어. 하지만 그건 엔지니어와는 달라. 프로그래머는 주어진 일을 코드로 구현하는 역할을 하지. 하지만 엔지니어는 시스템 전반을 바라보고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선택해서, 그 시스템을 어떻게 실현하고 확장할지, 장기간에 걸쳐 운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해. 그러려면 수학과 논리학의 기초지깃은 필수야.
  • 그냥 좋아하는 걸 일로 삼고 싶었던 게 시작이었지. 근데 그게 내 길을 열어줬어. 너도 좋아하는 걸 믿고 밀고 나가면 돼.
  • 게으름이라 여겼던 '대충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자세' 그것이 '프로그래머의 본질'이나 '재능'
  • 다만 재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정답만 추구하다 보니 어느순간 부터 내가 원하는 걸 잃고 실력에 안맞는 완성형만 좇고 있었다.
  • 기술적인 문제나 고민은 여전하지만 그것조차 고통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이자 창작의 묘미
  •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진척들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그것이 확실한 실력으로 드러날 테니까.
  • 프로그래밍 학습이 지속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공부방식이 지루해서다.
  • 배움이란 원래 그런거다. 나아가면 나아갈 수록 지금 내가 나아가고 있는 건지조차 잘 안보이게 된다.
  • 지속이란 고통이 아니라 습관으로 즐기는 것. 매이 ㄹ조그만 호기심을 찾아 몰입하는 것, 그 습관이야 말로 내가 100일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책 읽다가 저자가 궁금해 졌습니다. 94일째 과제를 하면서 선형대수에 나오는 아핀 변환이라는 토픽을 떠올리다니.. 일본은 상경계도 선형대수까지 다 배우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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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vim Super villain. 풀스택 엔지니어 내지는 프로덕트 엔지니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지만 사실상 잡부를 담당하는 사람. CLI 도구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Hackers' Pub에서는 자발적으로 바이럴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 Hackers' Pub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믿습니다.

그 외에도 개발자 커뮤니티 생태계에 다양한 시도들을 합니다. 지금은 https://vim.kr / https://fedidev.kr 디스코드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