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들이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만 저도 첨언하자면,
"의업과 약업의 현실적 관계"도 한 가지 중대한 이유입니다. 제약회사 직원이 의사에게 굽실거리다 못해 예비군 훈련을 대신 가거나, 수술을 대신 한다는 기상천외한 뉴스 다들 한번쯤 보셨을 텐데요.
원론적으로는 의사가 약에도 빠삭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기 전공분야도 너무 방대하고 약학도 너무 방대해서 그러기 어렵습니다. 마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중에 하드웨어 덕질까지 하는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그냥 맥북 사는 것과 비슷하게, 의사들의 약 지식도 한계가 있는 거죠. 어떤 약을 안 쓰는 게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그 약의 존재를 몰라서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약 성능 똑같아도 영업에 따라 억 단위가 왔다갔다 하고, 그러니 제약회사의 영업이 엽기뉴스의 영역으로 가는 것이죠.
이런 시장환경에서 의사들에게 약 이름과 성분 이름의 대조표를 매년 새로 외우라고 하면 망하겠죠? 그래서 어떻게든 이름만 보면 성분을 알게 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반대로 성분명과 전혀 무관한 약 이름은 어떻게 나오는지도 짐작이 되시죠? 그렇습니다. "처방전 필요없는" 약은 성분명 쿨하게 버리고 일반소비자에게 호소하는 작명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처방전이 필요하더라도 동일성분의 약이 많거나 저네릭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에도 튀는 이름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경향이 있죠.
RE: https://serafuku.moe/notes/a6lapo16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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