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경험을 한 날은 그날의 인상적이지 않은 순간들까지도 모두 기억에 남는다. 작년 12월 3일도 그랬다. 출근 둘째 날이었고, 이것저것 교육을 듣느라 종일 정신이 없었다.

7시쯤 퇴근해 저녁을 먹고 TV를 보면서 내 인사 정보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슬랙 메시지가 왔다. PD수첩이 나오고 있는 MBC를 비롯해, 지상파 어디에서도 속보조차 뜨지 않아 가짜뉴스에 낚였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자 단신이 몇 개 올라오고 있었다.

내가 "어?"하는 소리를 내자 옆에 있던 아버지가 나를 돌아보셨다. "윤석열이 계엄 선포했어요", 아버지는 되려 그런 가짜뉴스 보지말라며 웃으셨다. 그리고 바로 리모컨을 잡고 YTN을 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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