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울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좌우가 바뀌어보일까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거울 속 세상은 우리의 세상과 똑같습니다.
근데 왜 거울로 본 글자가 좌우가 뒤집혀보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좌우로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불투명한 종이에 글자를 적고 거울 앞에 서서, 거울을 신경쓰지 말고 평소에 보던 대로 종이를 보세요. 당연히 종이에 적힌 글자는 똑바로 보입니다.
하지만 거울 속에는 그 글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종이에 가려져있기 때문이죠.
종이를 좌우로 뒤집어봅시다. 이제 거울 속에서는 글자가 좌우가 뒤집혀서 보이지만, 종이에 가려서 거울 없이는 글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내가 이 종이를 좌우로 뒤집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불투명한 종이 때문에 안 보이니까, 좌우로 뒤집었고, 그러니까 거울 속에서도 좌우로 뒤집혀보이는 것이죠.

만약 내가 투시 능력이 있다고 해봅시다. 종이가 불투명해도 그 글자를 읽을 수 있다고 합시다. 아니면 셀로판지 같은 투명한 종이에 글자를 적었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거울 앞에서 종이를 똑바로 들고 서있으면, 종이의 글자는 똑바로 보이고, 거울 속의 종이에 적힌 글자도, 종이에 가려지지 않았으니, 똑바로 보일 것입니다.
종이를 좌우로 뒤집어봅시다. 내 손에 있는 종이의 글자도 좌우로 뒤집혀보이고, 거울 속의 종이에 적힌 글자도 좌우로 뒤집혀 보일 것입니다.

즉 좌우를 뒤집는 것은 거울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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