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츠게작트의 '낙관적 허무주의' 처럼 원래는 부정적인 가치관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사례처럼
저도 비슷한 가치관이 있는데.. 이름을 붙이기는 힘들지만.. '효율적인 비효율성' 이라고나 할까요? 보통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효율적'이다 라고 표현되는 여러가지 지점들이 사실은 깊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 큰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넓은 분야에 적용하는 편입니다.
예를들어보자면...

일중독인 사람들 중에서, "나는 게임을 안 한다. 게임을 할 시간에 일을 더 하면 얼마를 벌 수 있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면, "나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합니다. 저는 게임을 하는 와중에도 일을 하는 겁니다." 라고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지점이 있고, 일 자체를 여가처럼 즐겨서, 별도의 여가 없이도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일을 하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저는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고, 다음날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가를 통해 내일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즉, 여가를 즐기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과, 여가와 일을 함께 즐기는 저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여가같은 비효율적인 시간을 안 써" 라면서 우쭐대고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을 바보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여가를 하는겁니다.

회사 복지 같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라는게 그냥 사장이 마음씨가 좋아서 하는게 아닙니다. 구성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투자하는 것이죠.
요즘 웬만한 기술 스타트업들은 이걸 '복지'로 예시로 들면 다들 이제 이해하는 분위기인데, 똑같은 논리를 다른 곳에 적용하려고 들면 갑자기 이해를 못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 회사랑 커피챗을 할 때 항상 물어보는 지점이, "개발자들이 가끔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있냐" 입니다.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성과와 직결되는, 효율적인 일감을 먼저 하는 것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선된다" 와 비슷하게 대답합니다.
저는 회사라는 곳은 동아리가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한 곳이기 때문에, 모든 업무는 개개인의 만족보다, 회사 전체의 성과와 연결되는 것이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개발자들은 자신이 '우선순위는 낮고, 당장 매출이 올라가는건 아니지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얼핏보면 성과와 연결되지 않은 개개인의 만족 같지만, 저는 오히려 이게 성과와 굉장히 중요하게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합우주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더 와닿을 수 있는 예시로는 인권이 있습니다.
보통 우파들이라거나 이런 사람들이 "소수자 인권을 챙기면 소수자만 특혜받는 것이 아니냐" 라는 말에, 사실 소수자 인권을 챙기면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혜택 받는, 지하철역 엘레베이터 설치 같은 사례로 반박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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