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이젠 아주 옛날이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20년도 전의 일이니... 그때 같이 일했던 한 매니저가 생각난다. 매니저라고 하지만 나하고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형' 뻘 이었다. 그 당시 회사는 30대면 나이가 가장 많다고 할 정도로 20대 초중반들만 모여서 일했던 스타트업 이었고, 나는 다른 업계에서 일을 하다 이직을 온 참이었다.
그 매니저는 사장(이라고 해봤자 역시 5살 정도 차이) 에게는 인정을 받는 편이었으나, 팀원들에게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의 사람이었다. 개발을 조금 했었고, 곧 매니저 트랙으로 갈아탄 경우였는데, 일정을 혹독하게 요구하는 편이었다.
이직하기 전에 했던 개발과는 영역이 완전히 달라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나에게도 혹독하긴 마찬가지였는데, 예를 들면 처음을 작업을 진행했던 건에 걸린 시간을 다른 개발자와 비교하며 더 빨리 하길 요청한다던가, 뜬금없이 기획과 관련된 업무를 시킨다던가, 기획자 없이 혼자서 게임을 다시 만들어 보라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