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도시’라고 부르는 이미지는
사실 번화가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간판과 불빛,
관광객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죠.
하지만 도시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번화가는 시끄럽고 유동 인구가 많아
주거지로는 기피되고요.
‘도시적’이라는 말이 곧 ‘살기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도시와 시골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면
도시는 전혀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도시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공간들의 집합이니까요.
어떤 지역은 소비와 관광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어떤 지역은 생활자와 행정 수요를 중심으로 유지됩니다.
관광객이 찾지 않아도
사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공간이니까요.
상업 지역 안에서도 결은 나뉩니다.
명품 거리가 있는가 하면
포장마차나 이자카야가 모인 거리도 있고...
같은 상업지라도
역할과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이렇게 보면 중요한 건
도시냐 시골이냐가 아니라
그 공간이 누구를 위해 설계되었는지겠죠.
이 구분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삶은 한결 덜 각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