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쉽게 비관하거나 냉소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12.3 내란사태 이후 열린 광장에서 새로운 공론장의 탄생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광화문, 남태령, 한강진 등에서 열린 집회와 자유 발언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 발언자가 주어진 3분 동안은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마음껏 쏟아내고, 수많은 인파가 그것을 경청하는 경험을 한 세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 긁지도 않고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곳에서,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