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커와 피케티를 예로 들어보자. 두 저자는 각기 전하는 목적과 메시지가 전혀 다르다. 피케티는 어째서 자본주의가 세계의 불평등을 일으키는 주요 동인의 하나인지, 어떻게 극심한 불평등이 민주주의적 가치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불만 요소를 만들어내는지 입증하고자 한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700쪽이나 되는 2018년 후속작 《지금 다시 계몽: 이성, 과학, 휴머니즘, 그리고 진보를 말하다Enlightenment Now: The Case for Reason, Science, Humanism, and Progress》에서 핑커가 보여준 세계관은 피케티의 그것과 정반대다. 핑커의 두 책은 자본주의를, 더 정확히는 핑커가 "온화한 상업gentle commerce"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격찬한다. 핑커는 이에 더해 다른 사회과학자들이 의견 일치를 본 것에 반해서 경제 불평등-즉 빈곤-이 폭력의 한 형태임을 부인하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