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멕시코에서 열린 페미사이드 반대 시위 영상에서 한 여성은 만연한 여성살해를 두고 '느리게 진행되는 제노사이드'라고 설명했다. 그의 표현은 정확하며 이때의 핵심은 '느리게'다. 여성이 겪는 위험은 기한의 정함이 없고, 그러니 서둘러 일어나지 않는다.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묻는건, 그러므로 난센스다. 돈이 많아도 (적어도), 문을 걸어 잠가도(잠그지 않아도), 도시에 살아도 (농촌에 살아도), 혼자 살아도 여럿이 살아도), 성인이어도 (성인이 아니어도),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바지가 길어도 (바지가 짧아도), 몸집이 커도 (몸집이 작아도), 아이가 있어도 (아이가 없어도), 밤에도 (낮에도), 겨울에도 (여름에도) '여성'은 표적이 된다. 피해 갈 방법은 없다. 그러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피할 길 없다고 해서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가 자연재해인 것은 아니다.

정치학자 캐롤 페이트먼Carole Pateman의 말대로 그것은 자연의 질서가 아니라 여성을 차지하고자 남성들이 공모한 성적 계약sexual contract의 집행일 뿐이다.
-김민정·김보화·김세은·김수아·김홍미리·손희정·오찬호·이나영·추지현·허민숙·홍지아『누가 여성을 죽이는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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