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마주친 문제/주제들이 우연히 다들 '양방향' 이란 개념과 관련이 있다. 아래는 거기 관련된 러프/나이브한 생각들이다.
세션 타입
이건 노골적인 예시인데, 말그대로 서버/클라가 양방향으로 통신하는걸 기술하게 해준다.
Propagator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x = 3 + 2
과 같은 우변을 계산해서 좌변의 기호에 할당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3 = x + 2
라고 썼을때 x = 1
을 해주는 언어는 거~의 없다. 이런 기능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런 방식을 간접적으로 다들 매일 쓰고 있다. 예컨데 패키지 버전 관리를 생각해보자.
foo: >= 2.0.0
bar: =< 3.1.0
이런 식의 설정 파일을 만지작 거릴텐데, 사실 foo >= 2.0.0, bar =< 3.1.0, ...
같은 부등식을 기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bar
가 foo
를 의존성으로 가지면 문제가 좀더 복잡해진다. 패키지 매니저는 조건을 만족하는 foo
, bar
의 값을 알아서 계산해준다.
요지는, 구체적인 값 대신에 조건을 나열하는 방식은 이미 다들 쓰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패키지 매니징이 아닌 다른 문제에서도 이 방식이 좋은 경우는 흔하지만, 조건을 풀어서 값을 구하는 부분을 짜는게 까다로워서 도입하기 쉽지 않다.
여기서 양방향과 관련된 부분은 좌변과 우변의 정보 교환이다. x = 3 + 2
는 x <= 3 + 2
로, 우변의 정보가 일방적으로 좌변으로 간다고 볼수 있다. 반면 3 = x + 2
는 좌변의 정보가 우변으로 가야한다.
x + 1 = y - 3
란 예시를 보자. 이 식만 가지고는 x
, y
의 값을 구할 수 없다. 하지만 x = 3
이란 정보가 들어오면 y = 4
란걸 알 수 있고, 반대로 y = 5
란 정보가 들어오면 x = 1
인걸 알 수 있다. 이런 양방향 정보교환을 기술할수 있게 해주는것이 Propagator 패턴이다. Propagator 자체도 세션 타입과 뭔가 관련이 있을거 같은데, 뭐 찾아보면 오히려 서로 관련 없는게 없으니 일단 패쓰.
프로그래밍에서의 타입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는 메타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메타프로그래밍을 할 자격이 없다. 나는 그중에서도 특히 자격이 없는 언어인 Nix로 메타프로그래밍을 하는 상황에 쳐해있다. Nix의 특성상 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Nix 유저들이 자연스레 이 토끼굴에 빠진다.
Nix의 에러메시지는 읽기가 참 힘든데, 기능이 매우 부족한 언어에다가 여러 개념을 새로 구현해서 얹어놔가지고, 긴 스택트레이스 중에 내가 관심있는 부분은 끝의 일부인데 거기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려면 앞의 상관없는 코드도 대충은 이해해야한다. 이게 양방향 정보 교환이 잘 안되고 있는 부분이다.
알다시피 함수 자체는 단방향 정보이다. 스택트레이스는 함수를 통한 단방향 정보의 전달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개발자는 그걸 반대로 뒤집은 형태를 분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게 개발자 <=> 코드 의 양방향 정보교환의 수단이 제공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
개발자 <=> 코드의 양방향 정보코드의 대표적인 수단은 타입이다. 타입은 코드가 스스로를 변호하고, 개발자의 잘못된 변경으로부터 방어하도록 해준다. 대부분의 언어가 메타프로그래밍을 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가, 코드 생성이라는 개발자 -> 코드의 단방향 정보전달만 기술하고 반대로 코드 -> 개발자 방향의 정보를 모조리 잃어버리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입안전한 메타프로그래밍은 그자체로 어려운 문제이고 아직은 연구주제에 가깝다고 알고있다. 혹시 그냥 개발자에게 뭔가 알려줄수있는 방법 자체를 primitive로 가질 순 없나? 그게 결국 타입이랑 똑같은 것일까? 여기에 TypeScript에서의(역시!) 무근본한 트릭이 소개되어있는데, 약간 관련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