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Q4 Review

Jaeyeol Lee @kodingwarrior@hackers.pub

이번 분기는 그렇게 기대는 많이 하지는 않았는데, 이것저것 벌려놓은 일들은 있었어서 이거라도 수습은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은 했던 것 같다. 벌려놓은 일이 많았던 만큼 역시나 업보를 청산하느라 정신이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고, 그러면서도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좋은 소식도 생겼다. 기대했던 것들을 상회하는 좋은 기회를 누리고 있어서 요즘은 매일마다 도파민이 넘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자세한 얘기는...... 후술하도록 하겠다.

Timeline

이번에도 업보청산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중요한 이벤트도 몇 가지 일어났다.

  • 2025-10-06 (일본 IT 회사와의 첫 캐주얼 면담) : 지난 분기 마지막 쯤에 PyCon JP에서 알게된 좋은 인연을 통해서, 일본 소재의 IT 회사에서 원격으로 캐주얼 면담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듀오링고로 겨우 체득한 어설픈 일본어 구사 실력, 읽고 쓰는 쪽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듣고 말하는 쪽으로는 부족한 영어 실력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걱정은 되었는데 한국인 직원 분이 중간에 통역을 해주신 덕분에 나에 대해서 어필할 수도 있고, 일본의 IT 회사는 어떤 분위기인지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이 시점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한 6개월 정도는 길게 보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까.
  • 2025-10-15 (구직 시작) : OSSCA 프로그램도 슬슬 끝나가고 있었던 시점이어서, 이력서도 완성하고 구직을 시동걸기 시작했다. 이력서는 평소에 했던 것처럼 typst로 깎았는데, 2 column 구조로 어떻게든 공백을 채웠던 것 같다. 이 때 당시까지만 해도, Fedify 프로젝트 기여할 때 NestJS 미들웨어를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서 NodeJS 백엔드 개발자 혹은 풀스택 개발자 지원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경력은 사실상 망하긴 했지만 외부활동을 나름? 열심히 했던 덕분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채워넣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한 10명 정도 되는 분들한테 이력서 피드백을 요청했었는데, 전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력서는 여기서 볼 수 있다.
  • 2025-10-25 (브라우저 스터디 시작) : Fedify 팀에서의 인연 (그리고, 누군가의 팬클럽 디스코드)으로 알게된 사람들과 밑바닥에서부터 만드는 웹 브라우저 라는 책으로 스터디를 시작했다. 다들 프로그래밍에 어느 정도는 자신있는 사람들이었어서, 매 챕터마다 연습문제를 모두 풀어오는 하드코어한 스터디였다. 풀스택 엔지니어로서의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으로서 브라우저의 동작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구직을 성공하기 전까지는 누구보다 진도를 앞서서 진행하고 매주마다 연습문제를 전부 다 풀고 Hackers Pub에도 풀이글을 꾸준히 게시했던 것 같다. 구직을 성공하기 전까지는.....
    • 어떻게든 16챕터까지 전부 풀어서 이걸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던 욕심은 있지만, 2025년 12월 31일 기준, 챕터 5까지만 진도를 끝내고 멈춘 상태인 지금 당장의 나로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당분간은 미루고 있다.
    • 책 자체는 웹 개발을 공부한다기보다는 브라우저를 진짜로 밑바닥에서부터 만들면서 이해하는 교재이다보니 프론트엔드 개발 비슷한걸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약간 당혹감을 느낄 수도 있다. 첫장부터 **"소켓프로그래밍"**으로 직접 HTTP 프로토콜로 요청을 쏘고 HTML 응답을 읽어들여서 화면에 GUI 툴킷으로 어떻게든 뿌리는 **"데스크톱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이 스터디했던 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실상 게임엔진을 만드는 것이랑 유사하다.
    • 코드를 직접 따라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고 느낄 수도 있긴 한데, 연습문제를 푸는 것도 굉장히 해볼만한 도전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 있는 연습문제를 모두 풀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딜 가도 먹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곤 하는데, 나 말고도 연습문제를 푸는 스터디를 했던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 2025-11-01 (OSSCA 성과 발표회) :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OSSCA 일정이 끝이 났다. Fedify 팀을 대표해서 OSSCA 기간 동안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저기 UbuCon Korea/PyCon Korea/NeovimConf.live 등등에서 발표해본 경험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발표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진해서 지원했다. 다만..... OSSCA 성과 발표회에서는 대본만 열심히 준비했고, 대본을 안 보고 발표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해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발표하지는 못했다. OSSCA를 중심으로 오픈소스 기여하는 사람들을 어셈블해서 Hackers Pub을 부흥시키겠다는 원대한 계획이 실현되지는 못해서 아쉬운 감은 없지 않다.
  • 2025-11-04 (미국 스타트업에서의 Work trial 시작) : OSSCA 성과발표회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느날 갑자기 미국의 어떤 스타트업 CTO분한테서 커피챗 관련으로 연락이 왔다. 당장 미국으로 갈 계획까지는 없었지만, 어떻게든 진짜 구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입장이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챗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날 CEO도 같이 껴서 역시 가볍게 커피챗을 진행했는데 커피챗이 끝나자마자? 바로 Work Trial을 시작했다. 매일마다 도파민에 찌든 삶을 살게 된 것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 ⭐️ 2025-11-15 (Work trial 수습 통과) : 2주도 안되는 Work Trial이 진행되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좀 부족하다 싶은 것들을 발견할때마다 PR을 올리긴 했었는데, 진행하게 된 지 거의 3~5일 만에 PR을 많이 올렸다면서 샤라웃을 받기도 했었고, 수습 7일차되는 시점에 외부 시스템을 연동하는 등의 큰 기능을 맡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12일차에 Work trial 수습 통과했고 정식적인 멤버로 같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장은 미국으로 건너갈 조건이 되지 않아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받아왔던 대우, 지금까지 근무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하고 있어서 너무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 구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자리 잡았다는 것 자체도 사실은 안 믿긴다.
    • 회사에 대해서 자랑을 좀 하자면.......
      1.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고 했던가? 누구보다 제품개발에 진심이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소수 정예로 돌아가는 팀이긴 하지만, 소규모 팀에서만 일한 경험만 남는 것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2.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풀재택이 가능한, 근무조건이 굉장히 자유로운 회사이다. 명목상으로는 근무시간을 11:00 ~ 20:00 정도로 두고 주 40시간 기준으로 계약을 하긴 했지만, 프로젝트 일정에 지장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이다. (물론, 나는 자발적으로 50시간 이상은 채워서 일하고 있다.)
        • 근무조건이 굉장히 자유로워서 두 달 혹은 세 달에 한번 정도는 일본에서 길게 워케이션하는 것도 한번 상상해볼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실제로, 11월 21일 ~ 24일에는 Fedify 팀과 같이 후쿠오카 여행을 하다가도 중간에 비는 시간에 회사 업무를 보기도 했었다.
      3. 회사 자체의 비즈니스가 마음에 든다. 교육이라는 분야에 꾸준히 관심은 있었고, 관련 도메인에서 일해본 적이 두-세차례 정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도메인에서, 비전이 있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일하게 되는 것 같다.
      4. 포괄이라는 개념이 없다. 페이는 시급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일을 한 만큼 더 받아갈 수 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땡겼더니 전 직장 대비 60%-75% 까지 더 끌어당겨서 받고 있다.
      5. AI 도구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 회사이다. 교육 분야를 AI로 개척하는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어깨너머로 배워갈 수 있다. 개발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AI 도구 도입도 굉장히 열려있는 편이고, 워크플로우 개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보니 AI 도구를 더욱 잘 쓰게 되는 것 같다. AI 도구 활용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6. 사실 기술 스택에 대해서 별로 호불호 의견이 있는 편도 아니기도 하고 내가 밥벌이 할 수 있으면 그걸로 그만이라는 인식이 없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기술 스택으로 일하고 있다. 크게 보면 Python(FastAPI) + React 조합으로 일하고 있는데, 최근에 여러가지 기술적인 도전을 하고 있어서, 필수불가결하게 새로운 스택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궁금하면? 커피챗으로 문의 😘
    • 어떻게 보면, 나는 운이 좋아서 좋은 조건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긴 하지만.... 2025년 12월 기준으로 국내에 좋은 일자리가 열려있지 않은 현재 기준으로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인 것 같다.
  • ⭐️ 2025-11-30 (VIMRC 2025 진행) : 2025년 7월 6일부터 시작했던 VIMRC 2025 진행을 무사히 끝냈다. 이번 VIMRC 2025 행사에서 라이트닝토크 발표를 지원해주셨던 오정민님/위성훈님/황정현님/이광효님/이승록님/이효승님께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스티커 굿즈를 만들어 주신 어떤 프리랜서 분에게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네트워킹 세션을 같이 진행해 주셨던 김대현님한테도 신세를 많이 졌다. 재치있는 굿즈 스티커 디자인을 맡아주신 백송민님도, VIMRC 2025까지 같이 달려주신 다른 vim.kr 모더레이터 분들도 감사...
    • VIMRC 2025 행사는 라이트닝토크도 재밌는 컨텐츠가 많았지만, 네트워킹 시간도 굉장히 알찼다. 일단 내가 있었던 테이블 기준으로는 스플릿 키보드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해서 시연하는 분이 계셨는데, 현장에 있는 분들이 물개박수를 칠 정도. 김대현님이 있었던 테이블은 Neovim 플러그인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Neovim 코어에도 기여했던 분들이 계셨어서 그 쪽도 그 쪽 나름대로 재밌는 컨텐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 VIMRC 2025 공식 일정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뒷풀이를 2차/3차까지 달렸는데, 9시 30분 카페가 문 닫는 시간까지 서로 인생 살아가는 얘기하다가 Vim 관련 얘기로 컨텐츠가 가득한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이런 모임을 주최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도 믿기지가 않는다.
    • 한편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단체사진 찍어놓을걸...... 라이트닝토크 발표 현장 녹화도 떠놓을걸..... 행사 현장의 사진을 좀 더 많이 찍어놓을 걸......

크게 보자면 뭔가 좀 적은 것 같긴 한데, 좋은 일들이 가득한 나날이었다. 지금 당장은 회사 쪽 일에 전념하고 싶기도 하고, 향후에 근황 공유를 하더라도 좀 심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고 있다. 한 4년 전 쯤, 리걸테크 분야 회사에서 일했던 것과 비슷한 심정을 느끼고 있는데, 지금 회사에 있는 매 순간순간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고, 긍정적인 의미로 한계에 도전하게 되는 일들이 많다.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확신이 들게 하는 환경이고, 회사 일 자체가 정말 재밌기도 해서 스스로가 워커홀릭이 되어가는게 느껴진다.

참...... 인생 살다가도 모르는 일이다. 3년 내내 어디에다가 말하기도 어려운 힘든 나날을 보내기만 했는데, 문득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을 늘상 하고 있다. 뭐, 지금은 즐겨야지 싶다.

지금 상태를 요약하자면....

  1. 지금까지 받아왔던 대우보다 훨씬 상회하는 조건의 좋은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2. 그 이후로 삶이 더더욱 윤택하게 되었고, 매일마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하게 되었다.
  3. 매사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좋은 기회가 생겨서 책을 쓰게 되었는데 조만간 소식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엔 뭘 해볼까?

말 그대로 오늘내일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회고라는 것도 딱히 생각도 없었고, (있는 그대로 말하면 어지간하면 경악할만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가정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진짜 바뀔 수 있다" 라는 확신이 들고 있다. 거의 3-4년을 무기력하고 우울한 삶,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좀 달라졌다.

해외 컨퍼런스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자

올해에 PyCon JP에 참여한 이후로, 해외 컨퍼런스에 좀 더 많이 참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PyCon JP에서도 좋은 인연들을 알아갈 수 있었고, 좋은 기회를 얻을뻔도 했었다. 심지어, FastAPI 메인테이너인 tiangolo님과도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런 맛으로 해외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일까? 올해에 참여한 해외 컨퍼런스는 PyCon JP 밖에 없었지만, 내년에는 홍콩에도 가보고 필리핀에도 가보고 PyCon JP는 당연히 참여를 하는거고, 특히 일본에서 열리는 VimConf는 이번에는 반드시 참가하고 말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

내년에는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능숙해질 필요는 있어야겠어서 전화영어는 알아보고 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가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있기도 해서, 이제는 영어로 회화하는건 피할 수가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돈 모아서 PyCon US 갈 생각도 이미 하고 있다.

좀 더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

Python 생태계에 언젠가는 기여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해왔던 것 같다. 내가 애정을 가져왔고 지금도 애정을 가지는 언어 생태계에서 밥벌이를 시작한 만큼, 이제는 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도 명분도 충분히 생겼다. 여러 생태계를 관찰하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개발 커뮤니티 생태계가 성숙해지려면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그나마 직관적으로 와닿는 예시를 들자면.. (1) 좋은 일자리, (2) 보고 배울 수 있는 멘토, (3) 질적인 네트워킹, (4) 포용적인 분위기, (5) 상호간 영감을 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 정도 되겠다. 그렇지 않은 환경을 수차례 관찰을 해온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실감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커뮤니티를 직접 빌드하는건 이미 벌려놓은게 있으니 지금 하는거라도 잘해야겠다 치더라도, 이미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이상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욱 잘해서) Python 생태계의 양질의 일자리를 더 확보하는데 기여를 해야겠고,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더욱 분발해서 Python 생태계의 보고 배울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고, 필요하다면 여기저기 발표도 해보고 싶다. 2026년 목표는 해외 Python 관련 행사에서 영어로 발표해본다? 정도 될 것 같다.

비즈니스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개발자로서 기술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변 지인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발자도 어떻게 보면 회사의 일원이다. 스스로는 회사의 일원으로서, 특히 어느 정도 연차가 있는 사람으로서, 회사의 비즈니스적인 성장에 기여할 의무는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현재 회사에서 일하면서 AI 도구를 활용하거나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드는지 배워가고 있다. 앞으로는 "이 기능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까" "이 기술 선택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타당할까"라는 질문을 더 자주 던질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좋은 제품은 좋은 코드와 좋은 비즈니스 센스의 조화에서 나온다.

내실을 좀 더 다듬도록 하자

서른이 넘은지 시간이 어느 정도는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그냥 말 그대로 미래라는게 없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동료와 일하는 경험의 부재, 진지하게 제품 개발에 임할 수 있는 기회의 부재, 대외활동은 적극적으로 해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본업의 불만족으로 인한 우울감 때문에 일상을 제대로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인생이 이따위인데 뭔 회고인가? 라는 꼬인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좀 확실하게 달라졌다.

진심박치기 모드일 때는 다르다고 확신은 하고 있었고, 이젠 진심박치기 모드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고, 본업에 충실한 나로서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 본업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로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안심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인정하는 내가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사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 것 같다.

이번엔 진짜 최선을 다해서 살아볼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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