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jamin

@b@hackers.pub · 8 following · 8 followers

K리그 프로그래머

쓰레드
@jehokim
커피한잔
withcoffee.app
블로그
jeho.page

루비온레일즈에서는 CoC라는 게 있습니다.
Convention over Configuration.
그러니까 설정보다 컨벤션을 더 중시하게 본다는 겁니다.
설정 파일에다가 이것저것 적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행대로 하면 알아서 동작하는 거.

예를 들어서 라우트에 articles란 이름의 경로를 만들면, 이 경로는 articles_controller.rb 와 자동으로 매핑이 됩니다.
그리고 articles_controllerindex 액션은 views/articles/index.html.erb 을 자동으로 찾아서 렌더링 합니다.
이를 위한 어떤 설정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관행일 뿐입니다.
DB 의 테이블 이름과 모델 클래스의 이름이 항상 동일하다는 것도 CoC의 한 예입니다.

처음엔 이런 관행이 짜증 나기도 했습니다.
왜 모든 테이블 이름이 복수형이어야만 하지?
Person 모델이 있으면 당연히 테이블 이름도 person이어야 직관적이지 않나? 왜 people이라는 복수형을 강제하는 거지?
이런 생각으로 반항하며 대들 때마다 레일즈는 고통을 돌려주었습니다.

초반에는 Rails와 많이 다투면서 이런 고집스러운 녀석과는 같이 못 살겠다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그 장점을 받아들이고 나서 드디어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제약하고 강제하면서 코딩이 만사 편해질 수 있구나 하는 걸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꼭 코딩 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내 문화에 이런 걸 적용한 회사도 있었습니다.

카카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영어 닉네임을 정해야만 했습니다.
그 영어 닉네임은 사람들에게 불리는 내 호칭이기도 했지만, 내 이메일 주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내 github 주소가 되었고 사내 게시판의 닉네임이 되었습니다.
동료의 메일 주소를 물어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부르는 이름이 메일 주소니까.
저는 Windows 컴퓨터를 사용해왔지만 얄짤없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맥북이 지급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자유를 너무 제약하고 강제하는 것 아닌가?

돌아보니 이런 문화들이 마치 레일즈의 CoC처럼 느껴집니다.
회사 문화를 처음 만든 사람들이 레일즈를 워낙 좋아해서 영향을 받은 거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습니다.(웃음)
엄격하게 강제하지만 구성원들이 잘 따르기만 하면 모두가 편해지는 관례.

이런 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입니다.

9

@bBenjamin 저는 20년전쯤 만든 태어난 년도를 붙인 gmail 계정을 메인으로 여전히 사용중인데, 나이가 바로 유추되다보니 비공개적으로만 쓰게 되네요. (공개적으로는 나중에 만든 닉네임 계정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

2

이메일 주소가 깔끔한 사람을 보면 좋은 느낌이 듭니다.
자기 이름을 영어로 혹은 짧고 읽기 쉬운 닉네임으로 만든 이메일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메일은 r@google.com 이었습니다.
UTF-8과 GO 언어를 만든 롭 파이크.
그가 구글에 들어갈 때 선택한 이메일.
한 글자 이메일 주소라니. 센스 터지는 군.

한편으로 한글 이름을 영어로 rlawogh(김재호) 하거나,
숫자가 들어간 이메일을(rlawogh777) 보면 좋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깔끔한 이메일을 보면 이 사람은 신중하고 좋은 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은 편견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 편견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드네요.😁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