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KOI(한국정보올림피아드) 경시부문 지역대회 참가자가 자신의 컴퓨터와 모니터를 대회장으로 가져가야 하는 시대가 있었답니다. 플로피 디스켓에 코드를 저장해서 제출하던 시절이죠. 그 시절에 참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

어느 해 서울대회 때 대상을 받은 분께 언론기사 보도용 사진 촬영 협조(??)를 위해 제 자리를 빌려드려야 했죠. 그러니까, 제가 대회 참석을 위해 가져간 모니터가 꽤 사진빨이 잘 받다보니, 언론사에서 저에게 자리를 빌려달라고 요청했던 겁니다.

다음날 신문에 나온 제 모니터와 컴퓨터, 그리고 낯선 대상 수상자의 얼굴을 보면서 살짝 금이 간 저의 동심. 그렇게 초등학교 5학년의 소년은 어떻게든 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를 접수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훗날 소년은...

단 한 번도 경시대회 대상을 받거나 국가대표 후보 교육과정에도 진입하지 못했지만-

직업인으로 12년차, 어린 시절의 취미 개발을 포함하면 20여 년차 개발자로 오늘도 개발개발!

5

If you have a fediverse account, you can quote this note from your own instance. Search https://hackers.pub/ap/notes/0199a890-6f82-7776-85e4-37ac0afb765f on your instance and quote it. (Note that quoting is not supported in Mastodon.)

초등학교 5학년 때? 6학년 때? 아니면 중학생 때? 무슨 컴퓨터 대회를 나갔는데 장소는 어느 학교 과학실이었고, 컴퓨터를 가져와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집에는 차가 없었고, 노트북은 다른 사람들은 들고 온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흔하진 않았다. 온 가족이 CRT 모니터랑 본체 끌어안고 키보드 마우스 챙기고 케이블 빠진 거 없는지 확인하고… 그렇게 택시를 타고 시험장으로 가서 시험을 보고, 다시 다 분해해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그래도 그게 나았던 기억이 난다. 어떤 시험은 어느 학교 컴퓨터실에서 거기 있는 컴퓨터를 썼는데,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는데 자리를 바꿔달라고 말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대충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나왔던 기억이 나서.

4